2017년 1월 3일 화요일

[Gamasutra] The More You Know: Making Decisions Interesting in Games

By Jon Shafer


과거 Firaxis에서 문명 V의 개발을 이끌었던 Stardock의 Jon Shafer가 어떻게 하면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선택들"로 이루어진 게임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아는 것은 힘이다. 게임 기획자들의 경우 뻔한 삽질을 감수하면서 이 오래된 격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게임 개발자로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게임 안에서 사람들이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매우 빈번히 의도와는 달리 결과물은 오히려 이를 방해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게임 안에서건 실제 삶 속에서건 우리는 앞으로 뭘 해야할지 알 수 없을 때 답답함과 짜증을 느끼게 된다. 세상의 거의 모든 게임들이 유저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많은 선택을 내리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결정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학습이 수반되지 못했을 경우 결과적으로 유저에게 남게 되는 감정은 좌절감 뿐이다.

이번 글을 통해 우리는 게임에서 제공되는 정보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것이며, "의미있는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왜 "맥락"이 요구되는 것이며, 그 "맥락"이 생략되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알아보려 한다. 더불어, 때로는 의도적으로 이러한 정보를 숨기는 것이 게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특별한 경우들에 대해서도 알아 볼 것이다.



흥미로운 결정들


모든 게임 기획자들의 한결같은 목표는 플레이어들이 게임 중에 내리게 되는 모든 선택들이 흥미롭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선택"이란 플레이어에게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선택이 주어졌을 때, 어떤 것을 택하건 장기적으로 평가했을 때 가치 측면에서 사실상 동등한 경우를 말한다. 반대로 플레이어의 선택을 "흥미롭지 않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크게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다. 

  • 하나의 선택이 나머지 선택지(들)보다 월등히, 그리고 명백하게 좋은 경우
  • 자신의 선택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는 미쳤는지 알 수 없는 경우

(역: 교육학에서의 Experimental learning cycle mechanic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점에서 사실 Raph Koster와 Sid Meier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 봐도 무관하지 않을까 싶다)


만일 누군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혼란스러워 한다면, 이 때 느끼는 감정은 아마도 "난감함"과 "짜증"사이의 중간 어디쯤이 될 것이다. 이처럼 플레이어가 선택에 필요한 "맥락"을 갖지 못하는 경우 일반적으로는 가장 쉬워보이거나, 그럴듯 해 보이거나, 간단해 보이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르게 된다. 이처럼 적당히 대충 내리는 결정에 대해 플레이어가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러한 선택이 반복되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플레이어는 자신이 내렸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탓하기 보다는 그 게임 자체가 똥같았다고 비난하게 된다.

사실 우리들 게임 기획자가 원했던 것은 플레이어들이 뭔가 실패를 경험했을 때 게임을 욕하며 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런, 아까 X가 아니라 Y를 선택했어야 했는데... 오케, 다음번에는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테니 다시 시도 해보자!"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감정의 발현은 플레이어 입장에서 해당 게임이 유저를 기만하지 않고 공정하며, 자신이 어떤 상황을 만나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진짜로 전략적인 선택을 내리도록 만들고 싶다면, 그 게임의 모든 mechanic들이 플레이어에게 온전히, 있는 그대로 제공되어야 한다(need to be laid bare). 예를 들어, 업그레이드 가능한 장비 시스템이 있는 게임이라면, 어떤 무기를 장착했을 때, 그 결과로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유저에게 온전히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얼마나 더 많은 데미지를 가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공격능력이 5 증가합니다"와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유용하다는 것이다. "공격능력 5증가? 실제로 뭐가 얼마나 좋아지는 거지?" 물론 여러분이 만들고 있는 게임에서 능력치는 공격력 하나만 있다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플레이어가 "+5 공격력 무기"와 "+7 방어력 방패" 간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각 수치들이 게임상에서 실제로 의미하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유저는 둘 사이에서 무엇이 자신에게 유리할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온전히 학습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리게 되는 선택이 야기하는 또 다른 주요 문제로는 해당 선택에 대해 유저가 아무런 심리적 자극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 사용하던 무기는 타수당 10의 데미지를 주었는데, 새로 획득한 무기의 경우 타수당 16의 데미지를 준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같은 정보라 하더라도 단순히 "더 많은 데미지를 준다"만 아는 것 보다는 "새로운 무기를 쓰면 동일 몹을 2배 빨리 잡을 수 있다"라는 것까지 알 수 있을 때 유저는 progress에 대한 보다 큰 쾌감을 느끼게 된다.

게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플레이어가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바로 그 시점에서 그 게임은 비로소 유저에게 먹혀들기 시작한다. 이 시점부터 플레이어는 스스로 플레이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적지만 당장의 이득과 크지만 먼 미래의 이득과 같은 trade-off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어떤 플레이어의 학습수준이 이러한 선택들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 아마도 그 유저는 해당 게임의 장기간 충성유저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완벽한 정보


플레이어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으로는 이상적이지만, 역으로 독이되는 경우도 있다. 한가지 예로, 플레이어가 "완벽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이다. 다른 말로, 해당 게임에서 존재 가능한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알고있는 경우이다. 좋은 예로, 보드 전체와 모든 말들이 보여지는 checkers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의 경우 각 플레이어들 입장에서 게임 상에 숨겨진 요소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게임들은 일정부분 예측불가능한 요소가 필요한데, 높은 전략성에 기반한 게임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많은 경우, 이러한 예측불가능성은 상대 플레이어에 의해서 제공된다(AI건 실제 사람이건 상관 없이). 만약 여러분이 언제나 상대방의 다음 턴을 항상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그 게임에서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1인용 게임이 예측불가능성을 가지려면 아마도 "랜덤"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친숙한 Solitaire 게임이 랜덤으로 섞인 카드덱을 사용하는 경우처럼 같이 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만약 카드의 순서가 언제나 동일하게 나온다면, 당연하게도 그 게임을 반복해서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정보"에 의해 게임성이 손상되는 것은 비단 혼자하는 게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checkers의 경우 최근 그 게임 방법이 완전히 "파악" 되었다. 다시 말해, 만약 두 명의 플레이어 중 어느 누구도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게임 결과는 승패가 나지 않고 무조건 비기게 된다.

각 게임에 적절한 형태로 은닉된 정보를 갖도록 하는 것은 하나의 전략이 해당 게임을 지배하는 정답이 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요소로서 대단히 중요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많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이러한 목적으로 "fog of war"를 적용하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포그에 감춰진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탐색을 해야만 한다.

때로는 시간에 따라 맵 자체가 변화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 출시된 Civilization의 경우 기술 연구를 통해 새로운 자원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예상치 못한 새로운 자원이 발견됨으로 인해 플레이어가 해당 시점이 취해야 하는 "최적"의 전략은 크게 변화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이전에는 알지 못했으나 새롭게 드러난 상황에 끊임없이 학습하고 적응해 나가는 과정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미있는 게임"의 대단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숨겨진 정보는 특히 누군가 프로그래머에 의해 미리 짜여진 AI 적을 상대해야 하는 싱글플레이어 게임들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리 유능한 프로그래머라 하더라도 최고의 인간 플레이어와 같은 수준의 AI 상대를 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 플레이어 역시도 AI와 마찬가지로 게임의 전체 정보를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역: 맵핵 -_-;), AI의 플레이 패턴을 파악하고, 분석한 후 무자비하게 AI를 발라버리는 것은 사실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처럼 해당 게임의 AI 패턴이 유저에게 온전히 파악되어 버리고 나면, 한 때 매력적으로 보였거나 즐거움을 주었던 게임 요소들 까지도 순식간에 무의미한 것으로 퇴색해 버리게 된다.

어떤 게임에서 "반드시" 유저로부터 은닉되어야 하는 정보의 수준은 케바케라고 할 수 있으며, 사실상 궁극적으로는 그 게임을 설계하는 기획자의 개발의도와 지향하는 목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Dominion과 같은 카드 게임은 10장의 랜덤 액션 카드를 매 판 시작 시점에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데, 그 순서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반복해서 플레이하고 싶도록 만든다. 그러나, 수많은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주어진 액션 카드 세트 내에서 그 순서가 어떻게 섞이건 상관없는 최적의 전략을 학습해 버린 유저에게 Dominion은 마찬가지로 같은 것을 반복하는 지루한 게임일 뿐이다. 물론, 그들을 위해 새로운 랜덤요소 또는 은닉된 정보를 추가하여 아쉬움을 해소할 수도 있겠으나,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볍게 해당 게임을 즐기던 여타 유저들에게는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기획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과학 보다는 예술에 더 가까운 일이란 점을 잊지 말자.



불완전한 정보와 위험

우리의 목표는 모든 선택 또는 결정에 있어 어떠한 형태가 되었건 trade-off가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 가지 예로는, 안전하지만 적은 보상을 얻는 것과, 위험하지만 상대적으로 큰 보상을 기대하는 것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와 같은 것이 되겠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trade-off가 잘 동작하는 경우는 보상을 얻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예상치 못한 요소의 개입 가능성으로 인해 그 위험성이 함께 증가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반면, 어떤 선택이 단순히 "25%의 확률로 뭔가 엄청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다"와 "75%의 확률로 뭔가 그럭저럭 갠츈한 것을 얻을 수 있다" 의 사이에서 내려야 하는 선택을 두고 전략적인 trade-off 라고 보기는 곤란하다.

물론 이러한 유형의 선택을 설계하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명중율 50%에 +50 데미지의 무기'와 '명중율 90%에 +25 데미지의 무기'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를 두고 "흥미로운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선택을 접할 경우 대부분의 경우 플레이어들은 안전빵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특히, 해당 게임에서 도박성이 큰 선택을 했는데, 반복해서 꽝이 나오는 경험을 해던 유저라면 더욱 그러기 쉽다). 사실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의 경우 이런류의 선택 mechanic이 사용된 경우는 대단히 드물지만, 몇몇 일본산 RPG류에서는 여전히 목격되고 있다.


Chrono Cross




짧지만 안전한 선택과 길지만 위험이 큰 것 사이에서의 선택이 대단히 잘 동작하는 종류의 게임들로는 스포츠 팀 매니지먼트 시뮬레이션을 들 수 있다.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미래 꿈나무 육성과 즉시 전력 확보 사이에서 어디에 투자할 지 trade-off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략 6개월 동안 text-base 시뮬레이션 게임인 Out of the Park Baseball을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는데, 해당 게임에는 몇 가지 지속적으로 고민을 유발하는 결정들이 있다. 예를 들어, 미래 가치를 보장할 수 없는 젊은 유망주들을 고용하기 위해 최전성기에 있는 유능한 선수를 트레이드 해야 할까? 실력이 검증된 한 명의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미래가치가 불확실한 두 명의 유망주를 떠나 보내야 할까? 와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선수별 부상 이력, 선수 포지션별 가치, 선수별 성장 가능성 등과 같은 해당 게임이 갖고 있는 고유 mechanic에 대한 이해와 어울어져 매우 흥미롭지만 쉽사리 내리기 어려운 선택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trade-off는 사실 거의 모든 게임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직접 채집활동에 나서는 것 보다 주변 국가에 전쟁을 선포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보다 많은 자원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까? 새로운 탐험 지역을 unlock하는 것 보다 특별 보스에 도전하는 것이 보다 가치있는 선택일까? 등과 같은 고민들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종류의 고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더불어 각 정보들에 대한 가치측정 능력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완전한 정보가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 역시도 간과 하지는 말아야 한다.





예외들

이번 글과 관련하여 아마도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를테면, 게임이란 단순히 "숫자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와 같은 의견들 말이다. 나 역시도 각각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취향" 또는 "느낌"이 제공하는 가치에 반론을 제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게임을 만드는 방법에는 수 없이 많은 접근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요점은 어떤 게임이건 실제로 그 게임을 설계하려 할 때, 우리는 개발자로서 [전략성 지향의 게임 <---> 취향 존중의 게임] 사이의 어디에 그 게임이 위치하도록 할 것인가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인색한 게임들 중 대표적인 것으로 Dwarf Fortress라는 것이 있다. 사실 이 게임은 게임 월드를 탐험하며, 온갖 약빤듯한 것들이 일어나는 것을 즐기기 위한 게임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플레이어라면 어쩌다 물약하나 잘못 마셨더니 그 즉시 게임이 영구적으로 끝날 수도 있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테지만 이 세상에는 분명 그러한 것을 즐기는 유저들도 있으며, 개발자로서 우리가 그러한 플레이어들을 함부로 평가할 자격은 없다. 소위 roguelike 장르라 불리는 게임은 일반적으로 이처럼 단 한번의 작은 실수로도 모든 것을 망쳐버릴 가능성이 있는가의 여부에 의해 정의되곤 하니까 말이다.


Dwarf Fortress


모든 개발팀은 자신의 게임이 [전략성 지향의 게임 <---> 취향 존중의 게임]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어디쯤 위치하도록 만들 것인지 결정해야만 한다. 당신이 만들려는 게임의 goal은 과연 무엇인가? 어떤 사람들이 우리 게임의 타겟 유저들인가? 게임 상에서 어떤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플레이어들이 그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기 원하는가? 모든 게이머가 서로 다르듯, 모든 게임 역시 같은 것을 좆을 필요는 없다.




결론

아마도 여러분은 뭔가 멋지고, 흥미로운 현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단히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 입장에서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며, 그 상황을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러한 노력들은 사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플레이어가 그 게임의 mechanic과 더불어 자신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할 수 있을 때, 그 선택들이 특별한 경험으로 해석되어질 수 있으며, 비로소 그 게임은 진정한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역: 2017/1/4 Iron Smith

2016년 6월 8일 수요일

[Deconstructor of Fun] 클래쉬로열을 접게 만드는 5가지 이유






Clash Royale은 2016년 초에 출시되었다. 그리고 지난 글(Deconstructing Supercell's Next Billion Dollar Game)에서 필자가 예상했던 대로 top grossing 챠트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필자를 포함해 여타의 게임 개발자들을 초짜처럼 보이게 만들어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오늘날까지 만들어진 모바일 게임들 중에 Clash Royale을 최고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 게임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손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4분짜리 롤러 코스터를 핸드폰에 담아 냈다고 말하고 싶다.

지난 글에서 필자는 주로 Clash Royale의 뛰어난 부분들에 집중하여 다룬 바 있다. 이후 대략 4개월 가량 미친듯이 플레이 했는데, 솔직히 현재는 접기 일보직전이다. 이는 필자 개인 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 접했을 때는 전략적이며 재미요소라고 느꼈던 것들이 현재는 너무나 랜덤 의존적이며, 좌절하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을 통해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그토록 열광했던 게임이 왜 현 시점에서는 접고싶은 게임으로 변질되어 버렸는지 5가지 원인으로 나누어 살펴보려 한다.

1. 노가다, 노가다, 그리고 노가다 (You Are Tired of the Grind)

처음 Clash Royale을 시작할 때 성장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히 높은 편이다. 처음 400 트로피를 획득하고, 이어서 800 트로피를 달성하게 되면 Goblin Stadium을 졸업하고 Bone Pit을 거쳐 Barbarian Bowl에 도달하게 된다. 이처럼 새로운 Arena에 도달할 때마다 6종류의 새로운 카드가 unlock되는데, 이렇게 unlock된 카드들은 가챠 방식의 Magic Chest를 통해 획득이 가능해 진다.
수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플레이 하다 보면 어느 사이 극심한 경쟁환경에 놓이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은 덱 최적화 혹은 더 나은 플레이의 연구 등이 아니라 현질 밖에 답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시말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자신의 실력 배양 보다는 많은 수의 중복 카드 확보와 동시에 수만 Coin을 모으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수백장의 중복 카드를 모으는 것도 충분히 빡세지만, 해당 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필요한 coin을 모으는 것은 훨씬 넘사로 다가온다. 결과적으로, 현질할 생각이 없는 플레이어라면 향후 수개월간 의미있는 성장은 경험하지 못한 채 자원확보 노가다 플레이를 각오해야만 한다.

매 단계마다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자원은 2배씩 증가하며 그 결과로 카드의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성장방식을 가지는 여타의 컬렉션 게임들에 비하면 그 만족도가 훨씬 낮은 편이다.

새로운 카드를 획득하기 위한 성장에 요구되는 시간 관점에서 볼 때, Clash Royale은 한 마디로 무지막지한 노가다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 문제는 주로 다음과 같은 2가지 원인에서 기인한다.

첫 째, Chest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의 수준은 플레이어가 속해있는 Arena level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연속된 전투 패배로 인해 트로피를 잃고 낮은 Arena로 강등 될 경우 보상도 함께 줄어들기에 플레이어의 성장속도 역시 함께 늦춰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페널티 요소를 갖고 있는 다른 게임은 본 적이 없다. 다른 모든 게임들의 경우 플레이어가 게임에 들인 시간만큼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 역시 함께 증가하게 되며, 대신 각종 게임내 비용 또는 가격을 증가시켜 그 속도를 제어하는 형태로 동작한다. 일례로, Clash of Clans만 보더라도 하루에 여러번 기지가 털린다고 해서 플레이어의 자원 생산 능력(Elixir, Gold)도 함께 감소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반면, Clash Royale의 경우 연패를 당할 경우 낮은 Arena로 강등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획득 가능한 chest 보상들 역시 함께 감소하게 된다.

Chest 보상은 플레이어가 속한 Arena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연패의 결과로 Arena 강등을 당할 경우 플레이어는 2중으로 고통을 경험해야 한다.

둘 째, 미친듯이 비싼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인해 어느순간 성장이 중단된다. 각 업그레이드 단계마다 그 비용을 2배씩 증가시키는 방법 자체는 이미 검증된 것이며 영리한 방법이다. (Wargaming이 World of Tanks 에서 훌륭하게 적용한 바 있다. 참고: World of Tanks Liberates Players from Mid-Core)
플레이어가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자원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획득하도록 만든 후 막상 업그레이드를 하려 할 때에 상당히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 경우 플레이어들은 이미 성장을 위한 절반의 준비는 끝낸 상태이므로, 향후 아낄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할 때 현질을 현명한 투자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Clash Royale의 경우 플레이어는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중복 카드를 얻기위한 것 만으로도 수주일에 걸쳐 꾸준하게 상자를 까야 한다. 이를 통해 원하는 카드가 충분히 모인 다음에는 업그레이드 비용의 높은 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해당 비용을 마련하려면 또다시 상당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2중고를 겪게된다. Arena 강등으로 인해 보상 획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과 매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2가지의 자원을 모아야 한다는 사실로 인해, Clash Royale을 하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플레이어들은 실제로 아무런 성장을 하지 못한 체 정체되어 있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Clash Royale이 이처럼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린 성장 시스템을 갖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카드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 컨텐츠 양이 대단히 적다는 것에 기인한다. 물론 향후 더 많은 카드와 Arena 들이 추가될 경우, 성장에 필요한 노가다 압박은 현재보다 완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Supercell이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는 업데이트 속도로 예상 할 때, 이런 일이 현실화 되려면 아마도 앞으로 2~3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2. 새로운 시도를 하면 손해(You’re Punished for Using New Cards)


Hog Rider, Prince, Balloon, Three Musketeers, Mortar, 등... 이들 멋진 카드를 처음 획득했을 때를 돌이켜 보면 플레이어들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 즐거운 고민을 하게되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덱 구성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후 3,000 트로피 정도를 획득할 즈음이 되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그 정도 레벨이 되면 새로운 카드를 얻는다고 해도 사용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는데, 막 얻은 새로운 카드로 덱을 구성할 경우 고통스러운 연패와 함께 힘들게 모은 트로피를 상당량 잃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Clash Royale은 매우 탄탄한 코어루프를 갖고 있다. 
문제는, 플레이어가 패배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새로운 카드를 사용해 볼 수 있는 
어떠한 시스템적 안전장치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방금 얻은 새로운 카드를 시도해 볼 경우 
해당 카드에 대한 이해도 부족 및 낮은 능력치로 인해 연패의 가능성이 높은데, 결과적으로 
새로운 카드를 사용하면 페널티를 받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

Clash Royale 에서 새로운 Arena에 도달하면 신규 카드들이 unlock된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이들 신규카드의 획득은 플레이어 관점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게 되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다. 새로 얻은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게임을 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위 그림에 나타낸 코어루프를 보면 알겠지만 Clash Royale은 오직 카드 업그레이드를 위한 루프만 존재하며, 다양한 카드를 모아야 하는 욕구를 유도하거나, 새로운 카드를 시도하도록 돕는 게임 모드나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매번 업그레이드가 잘 되어 있는 가장 익숙한 카드들로만 플레이를 하게 되므로 머지않아 게임이 지겨워지게 된다.
Clash Royale에서 필승덱의 조건은 '조화롭게 구성된 만렙 카드덱 + 각 유닛별 사용방법에 대한 충분한 사전지식 + 나에게 약한 상성으로 구성된 상대방 덱'의 조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모든 실전 게임은 ranking 모드이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패배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로운 카드들을 사용해 보고 학습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카드를 unlock하거나 획득한다는 것은 뒤록 갈 수록 아무런 동기부여 요소가 되지 않는다. 물론 클랜원과의 친선 경기를 통해 새로운 덱을 시험해 보고 학습할 기회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클랜원 친선 경기는 내가 하고싶다고 해서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Clash Royale의 성장 메카닉은 대단히 직관적인데, "배틀에 승리하면 트로피를 얻는다" 되겠다. 플레이어들이 트로피 획득을 원하는 이유는 다음 단계의 Arena로 나아가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며, 다음 단계의 Arena를 원하는 이유는 상위 Arena로 갈 수록 보상의 증가와 더불어 (이론적으로는) 더 효과적으로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카드들을 획득할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장 메카닉은 플레이어가 더 많은 트로피 획득을 갈망하는 동안에는 완벽하게 동작한다. 그러나 문제는 수개월간 플레이를 열심히 해서 대략 2,000 트로피 정도를 모으고, 상위 Arena에 도달했을 때 쯤이 되면 새로운 카드 획득에 대한 흥미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카드를 덱에 넣기 위해서는 해당 카드에 대해 완벽에 가까운 숙련도를 가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시간과 연습량은 상당한 반면, 실제 게임은 모두 랭킹모드로 진행되므로 현실적으로 새롭게 획득한 카드를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플레이어가 새로운 카드 획득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면 트로피 획득/손실 역시도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결과적으로 성장 메카닉 자체가 무너져 버리게 되며, 이 상황이 되면 비록 모든 카드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가장 익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8장의 카드만 계속해서 사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4. 스트레스 뿐인 배틀 (You are stressed out by the battles)


상대를 물리치고 30 트로피와 함께 크라운 3개를 획득할 때의 기분은 상당히 즐겁다. 그러나, 반대로 내가 그 대상이 될 때는 어떤가? 특히나, 새로운 카드를 시험하려다가 처참하게 패배할 경우 말이다.

Clash Royale의 모든 배틀은 랭크전이기 때문에 매번 부담을 안고 임해야만 하는데, 필자가 알기로 eSports의 성격을 지닌 기존의 어떤 게임도 이처럼 랭크전만 제공하는 경우는 없다. 예를 들어, Supercell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을 Hearthstone만 보더라도 Casual과 Ranked 두 가지 게임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Hearthstone의 경우 Casual 모드를 통해 플레이어는 랭크 하락에 대한 우려 없이 자유롭게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Casual 모드는 새로운 덱, 익숙치 않은 영웅을 시도해 보기에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며, 연습 모드를 막 끝낸 초심자가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플레이를 시작하기에도 적합하다.
Hearthstone에서의 Ranked mode는 해당 시즌 동안 배틀에서 보여준 능력을 반영하기 위해 플레이어에게 특별한 랭크를 부여한다. 승/패에 따라 플레이어의 랭크도 함께 등락하게 되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방과의 매칭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시즌 종료 시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지게 된다. 물론 각 시즌이 종료되면 보상 지급과 더불어 각 플레이어의 랭크는 리셋된다.
개인적으로, Crash Royale에 캐쥬얼 모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이 게임의 가장 큰 결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새로운 전술을 시험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덱을 시도하려는 플레이어는 연패라는 페널티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새로운 시도 자체가 페널티가 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상위 Arena로 나아가려는 동기와 신규 카드 획득에 대한 욕구 역시도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다.

4. 넌 이미 죽어있다 (You Lose Half of Your Battles)

어떤 배틀 후 마침내 최강의 덱을 발견 했으며, 당장이라도 Legendary Arena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쾌감을 느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이어진 배틀에서 어이없게도 크라운 3개를 뺏기며 완패 했다면, 당연히 분노할 것이며 승리할 상대를 찾아 즉시 다음 배틀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감정적 롤러코스터는 처음에는 대단히 몰입감 있고 놀라운 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같은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게임이 장난 나랑 지금 하냐? 와 같은 불쾌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시점에서 플레이어는 배틀의 승패는 사실상 내 실력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특히나 고렙이 될 수록 그 느낌은 더욱 확고해 지며, 오히려 상대방 덱과의 상성에 의해 승패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Royal Giant에 대한 상대의 대응력에 따라 내가 이기거나 지는 결과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상대가 Giant의 어그로를 끌 수 있는 Cannon을 보유하고 있다면, 내가 질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유는 Giant 생산 비용은 Cannon에 비해 2배의 elixir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만약 상대의 덱에 Cannon이 없다면 아마도 내가 이길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는 발생할 수 있는 수 많은 경우들 중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대단히 제한적인 덱 사이즈로 인해 전투 중 플레이어가 상대에 따라 자신의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게임을 시작하고 보니 상대방이 당신에게 강한 상성 덱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신은 가위, 상대는 주먹을 갖고 가위바위보를 하려는 우수꽝스러운 상황과 다를 바 없다.

반면 MOBA류와 같이 상대적으로 깊이있는 전략성을 지닌 게임들의 경우는, 전투 중 상대에 맞춰 자신의 테크 빌드를 수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플레이어가 어떤 빌드를 가져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상대가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며, 우리는 이를 두고 "전략"이라 부른다.



정상에 이르기 위한 정답은 없다. 
제한된 덱 사이즈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유닛 가지수에 기인하여, 
플레이어의 실력과 상관없이 카드 레벨이 깡패인 게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두고 "Pay to Win" 게임이라고 부른다.


대다수 플레이어의 승패기록에 0.5라는 숫자가 포함되어 있는 이유는 많지 않은 카드 종류와 8장에 불과한 덱 사이즈에 기인한다. Hearthstone에서와 마찬가지로 Clash Royale의 경우도 특별히 우월한 카드 또는 쓰레기 같은 카드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카드는 각자 그 존재 이유가 있다. 이처럼 뛰어난 밸런싱 기반이 고작 8장에 불과한 덱 사이즈로 인해 동일한 덱이 상대에 따라 무적 또는 똥이 되기도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여러분이 Clash Royale을 하는 도중 끊임없이 승/패를 반복하여 경험하는 것은 이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이 게임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정한 방법은 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 뿐이다.

Clash Royale이 지닌 카드 종류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2,000트로피 이상을 달성한 플레이어의 대다수는 이미 전체 카드의 90%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사실상 모두 동일한 카드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meta-game은 지극히 수동적(reactive)이 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몇몇 카드들의 능력치가 수정되는 패치가 있을 경우, 모든 유저들의 덱 역시도 이를 반영한 변경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너프된 카드가 있을 경우 해당 카드 및 그 카드에 대한 카운터 카드들이 플레이어들의 덱에서 즉시 사라져 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신속한 게임 meta의 변경은 필자의 경험으로 여타의 게임들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예를 들어, Hearthstone에 새로운 카드팩이 업데이트 된다고 하더라도 게임 내 모든 카드를 보유한 플레이어는 지극히 적은 비율이기 때문에 Clash Royale의 경우처럼 전반적인 meta가 즉각적으로 변화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League of Legends와 같은 MOBA류의 경우도 특정 챔피언을 너프 한다고 해도 게임 전체에 미치는 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며, 이처럼 즉각적으로 패치를 반영한 meta변화가 야기되지는 않는다.

5. 매일매일 똑같다(It’s the Same Everyday)

Clash Royale을 실행한다. 상자를 깐다. 길드원에게 남는 카드 몇 장을 선물한다. 배틀을 시작한다. 누군가를 혼내주거나 내가 혼난다. 보상으로 받은 상자 오픈 대기를 걸어둔다. 약 3시간 뒤에 게임을 다시 실행한다. 처음부터 반복한다. 가끔은 연패 또는 연승으로 인해 긴시간 몰입하기도 한다. 매일매일 뭐 대충 이런 식이다.



Hearthstone의 경우 Daily Quest 시스템을 이용하여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영웅과 덱을 시도해 보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보상을 통해 그러한 시도를 격려한다.

Clash Royale의 경우 밸런스 튜닝이나 새로운 카드가 추가되는 공식 업데이트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매일매일 똑같은 플레이가 반복될 뿐이다. 반면 Hearthstone의 경우는 매일 새롭게 제공되는 일일 퀘스트를 통해 익숙한 플레이를 벗어나 새로운 영웅과 카드들을 시도해 보도록 유도한다. League of Legends의 경우는 매주 서로 다른 챔피언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 플레이어들이 보유하지 못한 챔피언들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팀을 이루는 챔피언의 구성 역시도 함께 변화되므로 플레이 경험이 고착화 되는 것을 완화 할 수 있다.

Vainglory와 같은 MOBA류 게임들의 경우, 매주 서로 다른 챔피언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 자칫 플레이가 지겨워 지는 것을 방지한다.

Supercell의 경우 여타의 게임회사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대단히 적은 수의 개발자원 투입으로 대박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렇지만 언제나 절약이 미덕인 것만은 아니다. 대다수 게임 플레이어들의 경우 이미 일단위 또는 주단위로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시중의 많은 게임들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이다. 필자가 예상하기에 만약 Clash Royale역시도 이처럼 일일 퀘스트나 토너먼트 등과 같은 적극적인 라이브 서비스가 병행된다면 지금보다 나은 이득을 거둘 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라이브 운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컨텐츠가 수반되어야 하며, 더 많은 컨텐츠를 위해서는 개발자와 아티스트의 추가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므로 아마 우리는 앞으로도 쭈욱 똑같은 밥과 반찬만 먹어야 할 것 같다.



Clash Royale은 모바일 게임의 새 장을 열었다(Clash Royale Has Kicked Off the New Era of Mobile Games)
스마트폰 용으로 출시되었던 최고의 게임은 무엇일까? 만약 누군가 묻는다면, 필자는 Clash Royale이라고 대답하겠다. 전술적이지만 편리한 조작, 탄탄한 코어루프, 놀라운 유저 경험, 혁신적인 인터페이스, 매력적인 아트 그리고 저사양 폰에서도 원활하게 동작하는 최적화 등 모든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 또한 분명하다. Clash Royale의 경우 팀플레이 요소와 카드 활용에 대한 깊이감의 부재에서 오는 아쉬운 점 또한 존재한다. 부족한 게임 컨텐츠로 인해 극단적인 노가다와 더불어 랜덤 의존적인 게임이 되어버렸다. 각종 게임내 이벤트 또는 퀘스트류의 부재는 Clash Royale을 단순 반복 노가다 게임으로 만들어 버렸다. 초반 얼마간은 skill-based 게임으로 느껴지지만 머지 않아 노골적인 pay-to-win 게임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lash Royale이 가지는 최고의 가치는 어느새 신선함은 사라지고 자기복제만 반복하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변화의 불꽃을 점화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향후 1~2년간 CoC에서 봐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Clash Royale 짝퉁 게임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는 유저 커뮤니티와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채널들의 지원을 받아 스스로 성장하는 혁신적인 PvP 게임들도 등장하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Clash Royale은 새로운 모바일 게임의 시대를 열었으며, 그로 인해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화될 지 무척 기대된다.

2016년 2월 17일 수요일

[Gamasutra] The Top F2P Monetization Tricks

by Ramin Shokrizade on 06/26/13 08:16:00 am   Expert Blogs   Featured Bl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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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금유도형 게임 (Coercive Monetization)



과금유도형 게임(coercive monetization game)의 성패는 유저로하여금 얼마나 상품의 가치판단을 헷깔리게 만들 수 있는가의 능력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 불완전한 정보만 제공하거나(역주: 가차확률 안알랴줌과 같은...), 필요한 모든 정보가 있고 계산도 가능하지만 유저의 사고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방법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과정은 예전에 Systems of Control in F2P 에서 언급한 대로 '행위'와 그에 대한 '비용'간의 관계를 속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실제 현금과 게임내 상품 사이에 Gem과 같은 중간 화폐를 끼워두는 것만으로도 유저는 자신의 구매행위에 대한 가치평가에 상당히 둔감해 진다고 한다. 이러한 중간 화폐(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를 "Layering"이라고 부른다)를 추가함으로써 인간의 두뇌가 상황에 대해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상당히 둔화시킬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여기에 일종의 '스트레스'까지 개입시킬 수 있다면 그 효과를 더 키울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스트레스'는 종종 Zynga의 Roger Dickey가 언급한 바 있는 "fun pain"의 형태로 나타난다(이와 관련해서 더 알고 싶다면 필자가 2011년에 썼던 글인 Two Contrasting Views of Monetization을 살펴보기 바란다).
Fun Pain이란 게임상에서 플레이어가 불편하거나 벗어나고 싶은 상황에 놓이게 될 때 발생하며, 과금유도형 게임들은 이러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조성한 후 "현질을 하면 당신의 고통을 즉시 제거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제안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러한 모델을 갖는 게임들의 경우, 어김없이 '중간 화폐(Layering)'라는 녀석이 개입된다. 왜냐하면, 플레이어 입장에서 고통으로터 벗어나기 위해 '실제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상황에 대한 가치판단을 보다 합리적으로 내릴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현질유도의 유혹에 잘 넘어가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Monetizing Children 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당장의 "고통 완화"와 현금 지출에 따른 장기적인 기회비용 사이에서 어떤 것이 합리적인 결정인지의 판단은 두뇌의 전두엽 부분에서 관장한다. 일반적으로 '전두엽'의 기능은 약 25세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25세 미만 플레이어들의 경우라면 앞 서 언급한 '(현질에 의한)고통 경감' 및 '중간 화폐를 이용한 껴넣기 효과'에 특히 취약한 상태에 놓일 수 있으며, 이는 나이가 어릴 수록 더욱 심해진다. 

물론 25세 이상의 성인들 역시도 잘 구성된 coercive monetization 모델에 역시나 취약할 수 있는데, 특히나 기존에 익숙하지 않은 게임환경(팜빌 등과 같은 1세대 Facebook 게임에 처음 노출된 성인들이 보여줬던 엄청난 현질의 추억을 상기해 보자)에 노출될 경우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러한 과금 모델을 채용하고 있는 게임들에 있어서 주요 고객은 25세 미만의 유저들이다. 그러한 이유에서, 이들 게임들의 경우 대부분은 카툰풍 또는 어린이 만화 풍의 그래픽으로 제작되곤 한다.
18세 미만 유저의 과금은 환불의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그러나 18세 ~ 25세 사이의 유저들이라면 법적으로는 성인이지만 두뇌 전두엽은 여전히 그 성장이 진행중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이 나는 법적으로는 성인일지 몰라도 여전히 자라나고 있는 어린 새싹이므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며 카드회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니 안심해도 된다. 결과적으로 18세~25세 유저들의 경우 법적 보호의 사각에 있는 취약한 그룹이기에 coercive monetization 모델이 적용된 게임이라면 이상적인 대상 유저층 될 수 있다. 신용카드 업체들이 동일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예외가 되는 경우는 Supremacy Good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들이 해당되는데, 이들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의 연령대와는 무관하게 Supremacy Goods의 유혹에 취약함을 보이는 전 연령대의 유저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글 후반부에 다시 한번 언급하겠다.
(감사하게도 King.com의 CMO인 Alex Dale이 필자의 글을 읽고 캔크사와 관련하여 몇가지 내용 정정 및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었으며, 이후 해당 내용은 아래와 같은 푸른색 이탤릭체로 표기하겠다.)

King.com에서 제공해 준 자료에 따르면 캔크사의 핵심 타겟 유저는 중년 여성들이다. 실제로 전체 유저의 80%가 여성이며, 30세 미만의 플레이어는 34%에 불과하며, 21세 미만은 고작 9%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루비와 보석들 (Premium Currencies)

앞선 단락에서도 언급했지만 coercive monetization 모델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간 화폐' 즉, premium currency를 도입해야 하며, 이를 통해 게임내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야 한다. 일단, 게임 중 무언가를 구입하기 위해 기존의 흐름을 벗어나 결제관련 절차를 밟도록 만드는 것은 플레이어의 두뇌 입장에서 "응? 지금 도대체 내가 뭘 하려고 했던 거지?"를 생각할 시간을 벌어주게 되며, 결과적으로 해당 상품의 판매 가능성은 낮아지게 된다. (역주: 예를들어, 공인 인증서 로그인을 해야 한다거나 번잡스러운 결제 과정이 매번 현질 시 마다 필요하다면 현질 충동에서 벗어나게 된다)

만약 여러분의 게임이 시중의 수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그러하듯, premium currency를 통해 한번의 버튼 터치만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면 제대로 한 것이다. 이 현상은 실세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데, 신용카드가 아니라 현금을 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지출의 씀씀이가 카드사용자에 비해 보다 적은 경향이 나타난다. 이 역시 "Layering"효과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플레이어가 premium currency를 구입하려 할 때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더 큰 묶음 상품으로 구입할 경우 Gem당 단가를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머릿속으로 간단하게 짱구를 굴릴 수 있는 사용자라면(이러한 계산은 전두엽이 아닌 두뇌의 다른 부분에서 관장하며 보다 어린 나이에 완성된다), 자연스럽게 더 큰 묶음 상품을 구입하여 "돈을 아끼려는"유혹을 느끼게 된다. 산수가 가능하기만 하다면 나이가 어릴수록 이러한 유혹은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진열된 각 상품들에 표시된 숫자들은 가급적 간결해야 하며, (많이)어리거나 숫자계산과 태생적으로 친하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더 큰 묶음상품을 구입할 수록 얼마나 "아낄 수 있는지"를 배너문구 등을 통해 명시적으로 표기해 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또한 실제 현금이 아닌 premium currency 잔고를 UI에 표시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느끼는 불안감을 보다 경감할 수 있도록 만든다(물론 실제로는 성공한 어떤 게임도 실제 현금 잔고를 보여주는 것은 없다). 만약 실제 현금이 사용된다면, 플레이 과정에서 자신의 현금 잔고가 점차 줄어드는 것을 보며 안절부절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더 많은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실력기반 게임 vs 현질 게임(Skill Games vs Money Games)

플레이어의 실력에 기반한 게임(역: skill-based game이라고도 하며, 난 개인적으로 '플레이어가 성장하는 게임'이라고 정의한다)이란 게임의 결과가 주로 플레이어의 판단 능력에 좌우되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현질기반 게임(money game)이란 유저가 얼마나 많은 돈을 게임에 투자했는지에 따라서 그 승패가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플레이어들은 skill-based 게임을 훨씬 선호한다. 따라서 coercive monetization 모델 게임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열쇠는 money game을 skill-based game으로 유저가 착각 하도록 만들 수 있는 능력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King.com의 '캔크사'는 거의 끝판왕이라 볼 수 있다. 게임 초기 거의 대부분의 유저들은 굳이 현질을 하지 않아도 상당기간 게임을 즐기는데 문제가 없으나 점진적으로 그 난이도가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도전욕구를 느끼게 되며, 실제로 어려운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 때 자신의 실력으로 이뤄낸 결과라 여기게 되어 상당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일단 사용자가 현질유저로 파악이 되면 게임의 난이도는 급격하게 상승하는데, 이때부터는 플레이어의 게임실력 보다는 다양한 부스트 아이템의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는 money game으로 바뀌게 된다.

King.com의 Alex Dale이 알려온 바에 따르면 '캔크사'에서 난이도 상승은 특정 구간을 넘어설 때마다 전체 유저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과금유저들이라고 해서 개별적으로 별도의 난이도가 적용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만약 skill game에서 money game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충분히 교묘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플레이어의 두뇌는 이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더 나아가 이 과정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사용자는 여전히 자신의 실력으로 게임을 해나간다고 인지하기에 단지 '현질에 의한 약간의 도움' 만 필요할 뿐이라 믿게되며, 지속적으로 현질 금액을 늘려나가게 된다. 어느순간 자신이 money game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 까지는 지속적으로 지출을 늘려나가는 관계로 개발사 입장에서는 게임 상에 차별적 가격정책을 도입할 수 있는 여지도 마련된다.

줬다 뺏기 (Reward Removal)
'Reward removal'은 필자가 coercive monetization 모델에서 가장 좋아하는 테크닉이다. 이유는 단순한데, 그냥 존~나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일단 플레이어가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보상을 제공하여 행복감을 맛보게 한다. 그리고 잠시 후 아쉽지만 현질하지 않으면 다시 뺏어가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양한 연구결과에서도 보여주고 있듯, 사람은 누구나 보상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동일한 보상이라고 할 지라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훨씬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러한 심리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게임상에서 플레이어에게 당신은 무언가 좋은 것을 획득했다고 알려주고 잠시 후 사실은 아직 얻은 것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이 두가지 event 사이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효과는 더욱 강력해 진다. (역주: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Loss Aversion을 말하는 것 같음)
이 테크닉을 극단적으로 잘 활용한 게임으로 Puzzle and Dragons을 예로 들어볼 수 있다. 이 게임의 주된 플레이는 던전을 끝까지 완주 하는 것이다. 플레이어 관점에서 던전은 자신의 실력을 시험하기 위한 도전과제로서 인지되는데, 게임 초반은 실제로도 그렇게 제작되어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아! 이 게임은 현질 게임이라기 보다는 주로 내 실력으로 승부 보는 게임이구나!"라고 인지할 정도로 충분한 플레이 시간이 경과할 즈음이 되면 어느새 난이도는 상승해 있으며 money game으로 바뀌어 있다.
퍼드에서 각 던전은 여러개의 wave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wave를 클리어 할 때마다 매번 보상을 획득하게 된다. 특히 각 던전의 마지막 wave는 'boss battle'이라고 하는데, 대단히 어려운 난이도를 갖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자신의 추천 난이도 던전에 입장한 경우에도 대부분 여기서 실패하게 된다. 이 상황이 되면 친절하게도 이전 wave들에서 획득했던 모든 보상들 뿐만 아니라 배틀을 시작하기 위해 소모했던 스태미너들 까지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알려준다(이 때 잃게되는 스테미너는 실제 시간으로 약 4시간 이상의 꽤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 시점에서 플레이어는 쿨하게 $1.00 현질을 하고 이어하기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1,00 가치의 스태미너와 앞서 받았던 보상 및 그간의 진척을 몽땅 날려버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된다. 두뇌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단순한 '시간 손실' 이 아니다. 

예를들어, 여러분이 한시간 동안 열심히 글을 썼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서 지난 한시간의 노력이 전부 날아갔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단순하게 한시간을 손실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이다. 퍼블앤드래곤 에서는 이와 동일한 방식의 '성취 상실(achievement loss)' 효과가 동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플레이어는 boss battle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번 이상 패배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던전당 1달러 이상의 돈을 지출하게 된다.
이 기법의 경우 특별히 다른 무언가 보조장치가 없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 과금유저 전환능력을 지닌다. 그런데, 퍼즐앤드래곤의 경우는 여기에 안전장치로서 한가지 장치를 더 추가했는데, 바로 인벤토리 공간 부족을 이용하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던전클리어 보상으로 다수의 "egg"를 얻게 되는데, 인벤토리 공간이 넘칠 경우 초과되는 egg들은 사라지게 된다. 결국 '손실 회피' 본능이 발동되어 현질로 슬롯을 확장해야만 한다. 정말 끝내준다!!

진행제한 장치들 (Progress Gates)

Progress gates란 플레이어가 게임을 더 진행하고 싶을 경우 일정 수준의 과금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유저 입장에서 이러한 요구가 정직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면, 이는 coercive 과금모델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의 주제에 맞게 어떻게 하면 progress gates를 이용하여 유저를 헷깔리게 만들면서도 현질을 유혹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언급하도록 하겠다. 다시말해,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정보가 제공되었다면 아마도 과금하지 않았을 유저들도 과금하도록 만드는 기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우선 Progress gate를 'Hard' 타입과 'Soft' 타입으로 구분해 보도록 하자. 우선 hard gate는 어느순간 오직 현질을 통해서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gates가 배치된 경우이다. Zynga의 건설류 게임들에서 핵심 건물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는데, 마을/도시/기지 내의 모든 여타 건물들은 핵심 건물의 레벨에 의해 업그레이드가 제한되며, 그 핵심 건물은 현질로 업그레이드 해야만 한다. 
이러한 과금 유도 방식이 coercive(하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만드는)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이번에 현질을 해서 gate를 통과하면 조만간 더 큰 현질 압박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플레이어들이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저는 당장 지불해야 하는 현금의 가치보다 그 것을 통해 얻게되는 "pain relief"에 보다 큰 가치를 부여한다.
Soft gate 타입은 gate가 있기는 하지만 현질 없이도 언젠가는 넘어설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말한다. Clash of Clans가 이에 해당하는데, 요구되는 건설 시간을 기다리면 gate를 넘어갈 수 있지만, 현질을 통해 즉시 통과하는 방법도 제공하는 형태이다. 예상하건데, 이러한 방식은 일찌기 Zynga, Kabam, Kixeye 등을 비롯한 Facebook 기반 게임들에서 널리 쓰이던 방식을 차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게임들은 Soft gate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실제로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가 소모할 수 있는 자원의 양보다 더 많은 자원을 생산해 내도록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단순히 업그레이드 완료를 기다려야 한다는 1차적 '고통'외에도 그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얻을 수도 있었던" 자원들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는 부가적인 압박까지 받기 때문에 결국 강한 현질 유혹을 느끼게 된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는 플레이어의 '고통 수준'을 높이기 위해 '줬다 뺏기'기법과 'soft gate'를 결합시킨 방식이라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메카닉이 동작하는 이유는 유저들은 이런 상황이 개발자에 의해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 의심하기 보다는 우연이거나 혹은 자신이 앞선 플레이 중에 뭔가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결과로 발생된 것이라 믿을 정도로 어리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역주: 어떤 고통의 원인을 플레이어 자신의 탓으로 느끼도록 만들 수 있다면 반은 먹고 들어간 것이라 봐도 될 듯 하다
Progress gate를 활용하는 또 다른 알흠다운 방법으로는, skill game에서 money game으로 넘어가는 구간을 구분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Candy Crush Saga에서 이 테크닉을 예술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캔크사의 경우 스테이지 맵을 보면 '강'이 하나 흐르고 있는데, 강을 만나는 곳마다 건너가기 위해 소액의 현질을 필요로 한다. 물론 실력으로 클리어 할 수 있는 스테이지들은 강을 만나기 전에 배치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는 기존의 경험(skill-based game)이 대단히 즐거웠기 때문에, 약간의 현질을 통해 강을 건너면 그러한 즐거운 경험을 더 연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당근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King은 단지 스테이지들 사이에 "강"을 넣었고 이후 스테이지들을 언락하기 위해서는 소액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만 알려줄 뿐 일단 강을 건너고 나면 무엇이 유저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나 최초의 과금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그런데 '강'을 건넌 유저들은 그 어렵다는 최초 과금의 관문을 넘어선 유저들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마음놓고 난이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며, 의도적으로 고통을 즐기는 일부 유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일반적인 현질 유저들은 이후부터 부스트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게 된다.

King.com의 제보에 따르면 현재 모바일 버전 캔크사의 경우 gate를 넘어서기 위해 과금을 해야하거나 친구 초대등을 통한 social currency를 필요로 하지 않는 대신 soft pay gate의 역할을 하는 "quest"가 유저 선택사항으로 제공된다고 하며, 실제로 게임을 끝까지 클리어한 유저들 중 70%는 한푼도 현질하지 않은 무과금 유저들이라고 한다.





스팀팩 그리고 6성 (Soft and Hard Boosts)

Money game의 목적은 Boost 아이템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Boost들 중에 즉각적인 일회성 효과를 보기 위한 것들을 "soft" 부스트라고 한다면 그 효과가 영속적이거나 다른 무언가로 바뀔 때까지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들은 "hard" 부스트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퍼즐앤드래곤에서 $1 짜리 이어하기 기능이나 캔크사에서 판매되는 모든 power-up 아이템들을 soft boost라고 볼 수 있다. Soft boost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소모품적인 특성으로 인해 플레이어가 게임을 접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구입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Hard" 부스트로는 퍼즐앤드래곤에서 한 번에 $5를 지불하고 랜덤 획득하는 몬스터들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러한 hard boost를 통해 얼마간 게임의 난이도를 효과적으로 경감시킬 수 있으며, 조금씩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이러한 구매 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특히 아시아권에서 제작되는 대다수 게임들의 경우 플레이어가 더 강력한 부스트 효과를 얻기 위해 hard boost와 hard boost를 합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 개입된 시스템적 복잡성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원하는 hard boost 효과를 얻기까지 도대체 얼마를 써야하는 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각 하드부스트 별로 서로 다른 획득확률을 갖고 있으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는 않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류의 게임에서 최고의 hard boost효과를 획득하려면 일반적으로 대략 수천달러를 쏟아 부어야 하며, 그 사실(생각보다 엄청 돈이 든다는)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최소한 수백달러를 현질하고 난 뒤가 된다. 이 상황이 되면 플레이어는 다시 고통스러운 결정을 마주해야 한다. 게임을 접고 이미 구입한 게임내 재산들을 모두 깨끗이 포기할 것인지, 또는 못먹어도 고를 외치며 최고의 부스트를 획득할 때까지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현질을 계속 할 것인지 말이다. 
그 중에서도 소위 "Kompu gacha"라 불리는 메카닉의 경우 과도한 혼란유도(layering)와 뽑기 확률 등 정보제공의 투명성 부족 등의 이유로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되었다. (역주: 이미 오래전 얘기이다. 그치만 이 글이 쓰인 시기가 2013년도 라는 것을 잊지 말자 ㅎㅎ)
유저간 비교가 가능한 money game들의 경우 아직까지 그 게임이 money game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플레이어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 위한 동기부여로써 랭킹 시스템을 사용한다. 캔크사의 순위표가 이러한 목적에서 존재하는 것이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신보다 "더 실력있는" 친구들을 앞지르려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다. 또한 Word with Friends의 "word-o-meter"역시도 money game의 soft boost를 통해 마치 skill-based game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물론 이는 플레이어 각자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 만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왜 현질을 하겠는가?

판돈이 걸린 게임들 (Ante Games)

예전에 How “Pay to Win” Works에서 자세하게 설명했듯,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마치 skill-based 게임인 것 처럼 보이지만 서서히 multiplayer money game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이러한 게임들을 제작하는 데 있어 핵심이다. 특히 이를 두고 필자는 'Ante' 게임이라고 부른다. Skill-based game처럼 플레이를 해 나갈 수 있지만 일단 플레이어가 충분히 많은 돈을 현질하고 난 뒤 부터는 money game이 되어버린다. 어느 시점에 플레이어는 타 유저가 접기를 바라며 자신의 베팅금액(ante)을 더욱 높여가기 시작한다. "winner"란 해당 게임에 가장 많은 판돈(ante)을 지불한 플레이어가 된다. 승자가 되려면 판돈(ante)으로 $5,000 이상을 쓰는 것은 예사이다. 그리고 오직 ante 게임들만 개발하는 일부 아시아권의 개발사들은 연간 $3,000 이상 소비하는 유저들을 위해 "VIP" 멤버를 위한 특별한 특혜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메카닉의 경우 일반적으로 skill game을 이기는 과정에서 얻게되는 자긍심에 동기부여되는 non-hardcore 경쟁형 유저들에게 잘 먹히는 경향이 있으며, 더불어 그러한 유저들의 경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해당 게임을 money game으로 인지하지도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권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의 지인들의 의견에 따르면 이는 단지 일종의 '과시형 소비 패턴'일 뿐이라고 한다. 어딘가에 이들 "고래형 소비패턴" 플레이어들에 대한 연령 및 인구통계학적 분석 자료가 있다면 누가 공유좀 해주라.

끝으로... (Last Thoughts)

이번 글의 목적은 현존하는 과금유도 메카닉들을 빠짐없이 다루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플레이어 관점에서 지불해야 할 비용과 그에 따른 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coercive monetization 모델의 핵심 기법에 대한 기본적인 개관을 제공하고 싶었다. 이러한 기법이 더욱 세련되어지고, 유저 입장에서 더욱 skill-based 게임이라고 착각하도록 만들 수만 있다면 효과적으로 더 많은 과금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현재 그 정점을 찍은 게임이 Puzzle and Dragon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단순해 보이는 플레이 메카닉을 갖고 있지만 깊이있는 보상 체계와 Supremacy Goods 미시경제모델에서 나열한 바 있는 최적의 활용례(best practices)의 대부분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데, 이는 퍼드를 더욱 우아하고 알흠답게 만든다. 특히 reward removal이 적용된 부분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나올 뿐이다.
물론 이러한 의도적인 과금유도 장치들 없이도 상업적으로 충분히 경쟁력있는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 하지는 않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추가적 고민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많은 게임들이 아직까지는 현질유도형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성인들과 어린이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들로부터 고수익을 뽑아내는 형태로 시장이 고도화되어 가는 추세이다. 아마도 이러한 경향은 향후 수년간은 더 지속될 것이다. 

다만, 나이어린 유저들 또는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에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 방법론들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거나 경험 많은 게이머들을 대상으로는 잘 먹혀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잠재적으로 게임에 보다 많은 돈을 현질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이들 후자 그룹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끝으로, King.com의 입장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들이 게임 데이터 분석을 하는 이유는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즐거움의 최적화"가 목적이라고 한다.





원문: 요기

역: 2016/2/18 Iron 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