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9일 수요일

[Deconstructor of Fun] Plants vs. Zombies 2 는 왜 탑랭킹에 들지 못하고 있는거지?



2013.10.03 Michail Katkoff



개인적으로 Plants vs Zombies 2 (이하 PvZ2)는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 게임은 전작의 장점을 잘 유지하면서도 맵구성과 제스쳐 기반의 power-up 아이템 사용 등 새로운 컨텐트들로 무장하였다. 그렇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유료다운로드를 버리고 무료 게임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될 듯 하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이 블로그는 주로 freemium 게임들의 mechanic을 디벼보는 것 아니겠는가? ㅎㅎ
잠깐이긴 했지만 북미 iPhone/iPad grossing 20위권에 진입했던 것을 감안할 때, 게임에서 가격표를 떼어버린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본래 유료 다운로드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원작의 게임성을 유지하면서 거둔 성적 치고는 나쁘지 않지만, 아무래도 PopCap과 EA가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EA가 지닌 프로모션 버프를 받았음에도 top grossing 10위권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은 PvZ2의 monetizing능력에 뭔가 하자가 있다는 증거 되겠다.

이 글을 통해 필자는 PvZ2가 iOS 북미 grossing 챠트 Top 10에 진입하는데 걸림돌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되는 중요 요인 4가지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1. 아무 때나 겜하기가 부담스러움 (Unsuitable for Different Play Environments)

사람들은 집에서 여유롭게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 한다. 충분히 넉넉한 시간이 있고, 게임을 방해할 것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집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출퇴근 시, 일하는 도중 잠깐씩 그리고 화장실 등에서도 역시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 이와 같이 다양한 플레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면 session당 필요한 최소 플레이 시간 및 요구되는 집중도 등이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개발자로서 우리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다양한 환경에서 플레이 가능한 게임이 되도록 하여 플레이어들이 하루 중 아무때나 짬나는 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하던가 혹은 이러한 다양한 플레이 상황에 대한 배려는 쌩까고 집에서와 같이 편하게 게임에 몰두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는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긴 시간동안 게임에 집중하기를 바라며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는 유저들이 낮동안 즐겼던 다른 게임은 하지 않고 여러분의 게임만 플레이 할 것으로 함께 기대해야 한다.



매번 게임을 할 때마다 플레이어는 비교적 긴 시간동안 게임에 100% 집중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산만한 환경 또는 게임에 편히 몰두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PvZ2를 즐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PvZ2는 이처럼 다양한 플레이 상황 따위는 쿨하게 쌩까주시는 게임의 좋은 사례 되겠다.


  • 각 게임 세션마다 요구되는 플레이 시간이 길다. 한판 플레이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4분 언저리 되겠다. 일단 Candy Crush Saga의 여유로운 삶과 비교하면 훨씬 긴 시간이다.

  • 졸라 집중해야 한다. 빠른 손놀림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양손 엄지 손가락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잠시 한눈 팔면 ‘햇님이'는 사라져 버리며, 어찌하여 한눈 파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면 그판은 걍 조졌다고 봐야 한다. 출퇴근 도중에 또는 잠깐씩 짬이 나는 상황에서 꺼내 들 수 있는 유형의 게임은 분명히 아니다.




음…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모든 환경에서 언제나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모바일 게임의 필수적인 성공요건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니깐. 사실 여타의 많은 게임들은 서로 다른 형태의 플레이 꺼리를 배치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역: 긴시간 집중해야 하는 것과 아무생각 없이 몇 초만에 해치울 수 있는 것 모두를 포함하는 형태로 게임 컨텐츠를 구성)

Clash of Clans 같은 경우로 예를 들어보자. 다른 사람의 마을을 공격하는 것은 PvZ2와 마찬가지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며, 병력 배치 시 단 한번의 터치 실수로도 허무하게 공격에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Clash of Clans의 경우 자원수집, 병력 트레이닝, 길드원끼리 채팅 등 굳이 높은 집중력과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낮동안 다양한 환경에서 충분히 즐길 거리들 역시 함께 제공하고 있다.
즉, PvZ2와는 달리 매 번 플레이 session에서 유저가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플레이 꺼리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2. 소셜 플레이 요소의 부재 (Lack of Social Gameplay)

실제 사람과 함께 플레이 한다는 것은(특히 아는 사람들과 함게라면 더욱) retention과 monetization 을 높이고 싶다면 필수적인 요소이다. 만약 Hay Day에서 친구간에 서로 물품을 교환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면 어떨까? Candy Crush Saga의 플레이 맵에서 친구들이 어디에 있으며, 각 스테이지를 어떤 점수로 클리어했는 지 보여주는 기능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플레이어의 게임 진척도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알흠다운 월드맵과
Facebook Connect 모두를 지원하지만 social 플레이 요소는 찾아볼 수 없는 쿨한 PvZ2



PvZ2는 유저들로 하여금 Facebook 계정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지도형태로 게임 진척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social 플레이 요소는 없다. 내 친구가 어디까지 clear했는지 map에서는 물론이고 그 어떤 곳에서도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아~ 조낸 안타까운 일이다.  

Monetization은 기본적으로 ‘경쟁'에 의해 힘을 받는다. 스테이지 기반의 freemium게임에서 경쟁은 맵상에 표시된 친구의 클리어 진도와 레벨 기반의 순위표 등에 의해서 힘을 받는다. 이러한 2가지 요소 중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PvZ2 monetization의 발목을 잡고 있다.



3. 보수적인 접근 (Fear of Disappointing Players)

‘Freemum matra'을 잘 따르는 게임이 되려면 ‘쉬운 접근', ‘지속적인 보상', ‘매 플레이 세션마다 성취감 제공(역: 아무 수확도 없이 공치는 날이 없다)' 이라고 하는 요소들을 포함해야 한다. FarmVille, Sims Social, Hay Day등이 이러한 규칙들을 성공적으로 따르고 있는 예가 되겠다. 이 게임들은 게임이라는 걸 처음 접하는 사람들까지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기본적으로 유저들이 ‘실패' 또는 ‘패배'라는 부정적 느낌을 받지 않도록 만들었다. 한마디로, 이들은 ‘기술' 또는 ‘플레이 능력'을 평가하는 게임들이 아니다. 플레이어의 ‘성공'과 ‘성장'은 단지 유저들이 얼마나 그 게임에 시간을 투자했는가(또는 그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얼마나 현질을 했는가) 하고만 상관이 있는 것이다.

‘Freemum mantra'가 ‘진리’라는 것에 어느정도는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어울리는 게임 장르와 만났을 경우에만 해당한다. Simulation 게임이라면 그러한 룰을 따르는 것이 맞겠지만 freemium puzzle 이나 arcade 게임들이라면 다르게 다루어져야 한다. 우리 모두 익히 알고있듯, Candy Crush Saga, Jelly Splash 또는 Angry Birds의 스테이지 공략에 실패할 경우 우리는 clear하기 위해 게임에 더욱 열중했던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마침내 해당 판을 클리어했을 경우 생각보다 큰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슬프게도 PvZ2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다(역: ㅈㄲ 난 어렵더라 -_-+).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는 데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도전욕을 자극하지 못하여 지루할 뿐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지인들중 대부분은 도전욕구가 생기지 않아 PvZ2를 접었다고 한다. 물론 그들 중 어떤 사람도 졸라 어렵다는 이유로 Candy Crush Saga를 접은 적은 없다. 특정 판에 막혀 몇 주간이나 똑같은 스테이지를 플레이 하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적절한 난이도 배치의 부재는 retention을 하락시킬 뿐만 아니라 IAP 수입 역시 감소 시킨다. PvZ2에서는 레벨 클리어에 도움이 되는 강력한 소모성 아이템들을 현질로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이 파워업 아이템들을 지르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아 ㅆㅂ 거의 다 깼는데 막판에 꼭 아쉽게 뒤집히네… 아무래도 이건 아이템빨이 없으면 곤란하겠다"라고 느끼는 순간을 제공해야만 한다. 도전 대상의 부재는 아이템 구입의 필요성 또한 낮아지게 만들었고, 결국 매출 정체로 이어지게 되었다.



4. 코어 루프가 엄따! (No Core Loop)

필자 생각에 freemium게임의 완성은 ‘Core Loop’에 있다. 게임 mechanics의 관점에서 볼 때, Core Loop는 하나의 온전한 플레이 세션의 형태를 지닌다. 우리는 지금 freemium 게임에 관하여 얘기하고 있으므로, ‘플레이 제약 mechanic’은 성공적인 core loop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역: restriction mechanics => 에너지 소비 → 에너지 읎네? 플레이 이제 못해!)

사실 core loop가 복잡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예를 들어, Candy Crush Saga의 경우도 ‘Lives(하트)’를 이용한 한가지의 플레이 제약 장치만 갖고 있을 뿐이다. 매판 Lives가 소진되기 때문에 다 쓰면 게임을 좋던 싫던 중단할 수 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유저들은 ‘재충전을 기다리거나', ‘Facebook 친구들에게 앵벌하거나' 또는 못참고 ‘현질'을 하게된다. ㅎㅎ



Candy Crush Saga의 코어루프는 매우 단순하지만 효과적이다.


반면에 Hay Day의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한 Core Loop를 갖고 있다. Hay Day의 core loop는 작물을 심는 것에서 시작하며, core loop의 첫번 째 타이머를 동작 시킨다. 작물이 다 자라서 수확을 하고 나면, 수확한 작물을 이용하여 다른 제품들을 생산하게 되는 데, 이때  2 번째 타이머가 동작한다. 물론 이때 필요한 시간은 얼마나 많은 제품을 만들지 유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제품 생산의 각 단계에서 플레이어는 물품들을 P2P 장터 또는 NPC 중 어디에서 판매할 지 선택할 수 있다.


Hay Day의 코어루프는 전형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장르의 것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Core Loop의 관점에서 보자면 Hay Day의 goal은 시간을 태워 게임 money를 얻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점차 재료가 가공되어감에 따라 보다 많은 생산 시간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단위시간에 대한 금액적 가치는 점차 떨어지게 된다). 사실 이 게임에서 울트라 초 궁극의 효율적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라면 시간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최종 산물을 만들어 파는 대신 게임을 끄지 않고 계속 지켜보고 앉아서 지속적으로 1차 산물만 만들어 판매하는 편이 같은 시간동안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유저 입장에서는 (비록 지켜보고 앉아 플레이 하지는 않지만) 시간대비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같은 시간동안 15 Coins을 벌 수 있는 ‘10 badges of Wheat' (역: ? 이게 머지? 안해봐서 모름 ㅎㅎ) 보다는 100 Coins에 팔 수 있는 ‘호박 파이' 생산을 걸어두게 된다.

PvZ2는 플레이에 어떤 제약 장치도 없기때문에 core loop 또한 존재할 수 없다. 이상적인 core loop를 제시한다면 에너지에 의해 플레이 세션수가 제한되도록 Candy Crush Saga과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에너지 기반의 core loop를 적용할 경우 지속적인 에너지 구입에 대한 필요성이 생길 뿐만 아니라 파워업 아이템에 대한 필요성 또한 증가하여 보다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스테이지 도전 자체가 대가(에너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판 한판이 지금보다는 훨씬 소중해질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파워업 아이템 구입에 대한 욕구 또한 상승할 수 밖에 없다.




Plans vs. Zombies 2 는 본질적으로 Freemium이 아니라 Free Paid 게임이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PvZ2는 사실 가격표만 달려있지 않을 뿐 여전히 ‘유료 다운로드 게임' 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물론, PvZ2 에서는 IAP(앱내 유료상품 구매)를 포함하고는 있지만 단지 IAP만으로 free-to-play게임의 필요충분 조건을 만족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플레이 제약 mechanics의 부재로 인해 core loop가 만들어지지 못했으며, core loop의 부재는 결과적으로 IAP에 대한 욕구를 만들어 내기가 곤란하게 되었다. 더구나, 유저간 경쟁과 협동의 근간이 되는 social feature의 부재는 IAP의 필요성을 더욱 더 약화시켜 버렸다.



IAP만 붙였다고 free-to-play 게임이다? 대한민국 학교 족구하라 그래!


유료 다운로드 형태였던 게임을 free-to-play로 바꾸는 것은 개발사의 입장에서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유료 버전을 선호하던 기존 플레이어들이 갖게될 반감에 대한 우려때문에 회사 내부적으로 수 많은 갈등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필자의 의견으로 이는 단지 구성원들의 의견일 뿐 근본적으로 합리적인 사고과정이라 볼 수는 없다. 사실 플레이어들은 free-to-play 형태의 게임을 싫어하지 않는다. 만약 그러한 사람들(F2P 형태의 게임에 거부감이 있는 개발자)의 우려대로 사람들이 free-to-play게임을 싫어했다면, 아마도 앱스토어 탑 챠트에 걸린 게임들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을테니까 말이다.






역: 2013/10/09 Iron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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