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2일 수요일

[Deconstructor of Fun] Behind the Success of Hay Day

18.03.2013 Michail Katkoff 

게임들을 나름의 방법으로 해체하고 분석하는 것이 특기인 만큼 필자는 얼마전 부터 Hay Day의 분석 글을 준비해 왔다. 필자는 일반적으로 글을 작성하기 위해 약 2주간 대상 게임을 플레이하고, 게임의 core loop 부분을 면밀히 분석하며, 유사 장르의 타 게임들과 차별점을 분석하는 등의 절차로 진행하곤 한다. 그런데, Hay Day의 경우는 단순히 core loop의 치밀함, 또는 몇몇 게임 시스템들의 완성도와 같은 요소만으로 온전히 설명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 즉, 통상적인 필자의 분석 접근으로는 이 게임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따라서, 이눔들이 도대체 어떤 마법을 부렸길래 Hay Day를 이처럼 성공으로 이끌었는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Hay Day팀의 프로덕트 책임자인 Timur Haussila와 직접 대화를 시도하였고, 아래에 그 내용을 소개하려 한다.

Meet Timur Haussila

Product Lead, Supercell
twitter: @Timurcio

Timur는 ‘analyst'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3년전 casual free-to-play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게임업계로 처음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Digital Chocolate에서 3개의 Facebook용 게임을 성공적으로 런칭한 이후 Supercell에 합류하여 Product Lead로서 Hay Day의 제작 전과정에 기여했고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대학에서는 경영학(석사)을 전공했다.



유저 본위의 개발접근 (Hay Day’s Player-First Approach)

Hay Day는 대단히 잘 만들어졌으며, 동시에 널리 알려진 게임이다. 얼핏 흔한 팜류 게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단지 팜류 게임 중의 하나로 치부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렇다고 뭔가 대단히 새롭거나 혁신적인 요소를 갖고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찌된 일인지 플레이를 직접 하다 보면 신선하게 느껴진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Hay Day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 게임의 개발팀이 취한 접근 방법이나 개발 철학에 근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 많은 유사게임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이것 저것 뭔가 새로운 요소를 어설프게 덧대려 하기 보다는 장르와 무관하게 좋은 게임들이 갖고있는 공통분모와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에 더욱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테블릿 우선'이라는 개발 정책을 취함으로써 유저 경험에 있어서 확실한 화룡점정을 찍었다.
Hay Day의 성공 비결은 “유저를 모든 가치판단의 최우선에 둔다" 라는 그들의 접근 방식을 일관성있게 견지했던 개발철학에서 비롯한 것이다. 얼핏 당연한 듯 보이겠지만 슬프게도 많은 개발자와 개발사들이 너무나 쉽게 간과해 버리곤 하는 ‘핵심 가치' 이기도 하다.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을 한다. 레벨업을 달성함에 따라 새로운 자원와 제작 가능한 product들이 unlock되며, 
이를 통해 다양한 할꺼리와 더불어 농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이하 Timur 와의 대화내용


Q: Timur야, 하고많은 게임 장르중에 하필 팜류 게임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냐?
최대한 많은 유저층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당시로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소셜게임중에서는 팜류 만한 게 없는 것 같더라. 물론, 우리 역시도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장르에 도전장을 디밀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는 있었지만, 동시에 뭔가 흥미로운 가능성 역시도 보고 있었기에 결정할 수 있었다.


즉, 당시 시장 상황은 단순히 팜류 게임이 인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 많은 유사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살펴보니 테블릿 디바이스에 특화된 팜류 게임을 만드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고 우리는 그 부분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당시 우리는 팜류 게임이야 말로 큰 화면의 터치 스크린 디바이스를 위한 최적의 게임 장르가 아닌가 생각했다.



Q: 앙… 그렇다면 테블릿 특화된 팜류 게임에서 뭔가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구나. 그렇다면 Hay Day의 개발 기간과 팀 사이즈는 대략 어느정도였냐?
뭐 다들 알다시피 Supercell의 경우 가능한 한 팀 사이즈를 작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팀 사이즈 보다는 구성원들의 개개인의 역량과 역동성을 더욱 강조한다. 뭐 그래도 굳이 답변 하자면, 게임 개발기간 내내 대략 5명에서 10명 정도의 팀원이 유지되었고, 최초 개발 시작부터 Canada 앱 스토어 soft launching 을 개시할 때까지 약 6개월 정도의 개발기간이 소요되었다.



Supercell의 경우 경험많고 유능한 인력을 기반으로 타 게임 개발사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의 개발팀을 지향한다.


Q: 그럼 대략 6개월 정도의 개발 및 내부 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 실제로 시장의 반응과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Canada App Store에만 soft launching을 했다는 것인데, 그 서비스 과정을 통해 실제로 게임에 가해진 변경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알려줄래?
우리는 Hay Day를 글로벌 런칭 하기에 앞서 약 2개월 동안 오직 Canada App Store 에서만 다운로드 가능하도록 하였고, 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수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이 2달간의 담금질 기간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확신한다.


  1. 첫 세션에서 유저들이 효과적으로 플레이 방법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그 과정이 강제적이거나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으며, 이를 통해 유저의 첫 플레이 경험을 엄청나게 개선할 수 있었다.


  1. 게임의 경제 시스템 상당 부분이 수정되었다. 약간 오버해서 말한다면, 경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원래 잡아두었던 거의 모든 수치값들이 soft launching 기간동안 싸그리 수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다수의 실제 유저를 대상으로 서비스가 개시되고 나니 비로소 플레이 진행 도중 어떤 지점에서 유저들이 플레이 목적을 상실하고 접게 되거나, 컨텐츠 공백을 느끼게 되는 지 발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와 같은 플레이 ‘비활성화' 지점들을 발견하고 그 원인에 적합한 처방들 (상황에 맞는 새로운 컨텐츠 추가, 컨텐츠 재배치 등)을 통해 유저 retention을 엄청 향상 시킬 수 있었다.



Q: 글로벌 런칭 이후 성적은 어떠했는가?
App Annie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Hay Day의 순위상승은 시간을 두고 꾸준하게 이루어졌는데, 글로벌 런칭 이후 약 4개월만에 Top Grossing 10위권 이내로 진입할 수 있었다. 우리는 높은 유저 리텐션과 충성도 높은 유저들에 의한 자발적인 바이럴 효과에 기반하여 스스로 시장에서 성장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 목적을 어느정도 달성한 것이라 볼 수 있을 듯 하다.


뭐 진부한 얘기이기는 하지만, Hay Day는 잘 만들어진 게임이며, 그런 게임은 인위적으로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스팀팩을 통해 강제로 끌어올리지 않더라도 스스로 시장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Q: Hay Day의 Retention에 관해서 함 말해보자. 언젠가 보았던 AppData 자료에 따르면 Hay Day의 경우 DAU/MAU가 55%에 이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렸길래 이처럼 말도 안되는 유저 충성도를 끌어낼 수 있었던 거냐?
(역: 월간 액티브 유저들이 평균적으로 2일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게임에 접속한다는 얘기인데 말도 안되게 높은 수치다… 참고로 우리가 예전에 만들었던 모 MMORPG의 경우는 < 10% 였다 ㅎㅎ)


전에도 말 했던 것 같은데, 우리는 개발과정에서 retention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정말정말 많이 고민하고 역량을 집중했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까지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될 지는 우리도 몰랐고 우리도 놀라고 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Hay Day하는 법을 강제로 알려주고, 게임을 주입하지 않기위해 최대한 노력했던 것이 이러한 결과로 이어진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대신에 우리는 게임 전반에 걸쳐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플레이를 계속 하고 싶어서 스스로 게임을 배우고 싶어하도록 만들었거등...


Hay Day는 놀랍게도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retention rate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는데, 내 생각에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남들처럼 먼가 새로운 기능들을 덕지덕지 붙여나가려 노력하기 보다는 보다는 기존에 있던 core loop와 소셜 기능들을 더욱 의미있고 강력하게 보강하는 것에 업데이트의 포커싱을 맞추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Hay Day의 성공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우리가 최초부터 취했던 “유저를 가르치칠 필요가 없는 게임이어야 한다" 라는 개발 접근이 게임의 성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 믿는다. 실제로 Hay Day에는 타 게임에서처럼 유저에게 강요되는 튜토리얼, 미션, 퀘스트 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올바른 플레이" 또는 “잘 하는 법" 따위도 없기 때문에 유저가 마음대로 플레이 한다고 해서 타 게임에서처럼 나중에 일종의 페널티로 돌아오거나 하는 부정적 요소 역시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Hay Day를 구성하는 모든 게임 플레이를 지극히 “직관적" 이며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그 결과 누구나 게임을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유저가 닭을 키울 경우 여타의 게임에서처럼 ‘코인'을 얻는 것이 아니라 ‘달걀'을 얻도록 했다. 물론 코인을 얻기 원한다면, 달걀을 팔면 된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면, 갖고있는 재료들을 활용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만들어 팔면 되는데, 이를 테면 달걀과 각종 재료를 혼합하여 와플이나 쿠키등을 제작하여 판매할 경우 1차 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너무나 자연스럽지 않은가! 우리가 이미 너무나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이라 별도의 튜토리얼 또는 장황한 설명과 화살표 등을 동원해가며 유저들을 학습시킬 필요가 없다.


Hay Day를 구성하는 모든 것은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때문에 
별도의 튜토리얼이 없더라도 이해하고 즐기는데 무리가 없다.
단적으로, 베이컨을 만들기 위해서는 돼지를 사우나에 집어 넣어야 하는데, 
생각해 보면 이 역시도 자연스러움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Q: Hay Day는 수개월간 매출순위 10위권 안쪽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매출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믿을 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우리는 유저들이 돈 한푼 쓰지 않아도 Hay Day를 즐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동시에 일부 유저들은 특정 시점에서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한 것이라고는 현금 지불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 (성장 속도 가속)을 얻을 수 있도록 제공했을 뿐이다.


한 마디로, 유료화와 관련한 우리의 접근은 “성장하고 싶으면 돈내" 또는 “성장하려면 친구 꼬셔" 와 같은 유저 경험을 해치는 요소는 철저히 배제했고, 단지 유저들이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는 “유저 편의 장치"에 해당하는 것들만 판매하고 있을 뿐이다.



Q: Hay Day 의 경우 IAP뿐만 아니라 ‘광고'를 통한 수익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Hay Day는 게임 안에 “광고" 를 어떻게 녹였는지 얘기해 줄 수 있는가?
우리는 무과금 유저라고 할 지라도 앞서 언급한 “편의 장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프리미엄 캐쉬"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싶었는데, “광고"는 이러한 우리의 요구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해결책이었다.


그렇지만, 알다시피 광고는 독으로 작용할 경우 유저 경험을 손쉽게 작살낼 수 있는 가장 뛰어난 방법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곳곳에 배너광고, 전면광고, 팝업광고들이 등장하여 게임이 마치 광고 찌라시처럼 변해버리는 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결론은 우리가 Hay Day를 만들면서 지속적으로 견지했던 개발 철학인 “자연스러움"의 프레임 안에 녹여내는 것이었다. 즉, 광고가 있어야 할 곳에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게임내 광고 연동을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아니라 “게임 개발"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녹여내는 접근을 선택했는데, 이를 통해 마케팅팀의 요구에 의해 마지못해 광고를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팀 스스로 흥미를 갖고 즐겁게 고민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아래 그림과 같이 대단히 알흠다운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었다.



Hay Day에서의 광고는 너무나 당연한 곳에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어 유저 저항감이 전혀 없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게임 내에 존재하는 신문에 실제 신문 광고와 같은 형태로만 
등장하며 그 밖에 어떠한 배너 광고, 강제적인 전면광고, 등을 완전히 배제하였으며, 
그 효과는 대단히 뛰어나다.


Q: 오! 존나 알흠답게 적용한 것은 동의 하겠다. 그런데 혹시 이로 인해서 광고 클릭 횟수가 일반적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여타의 게임보다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냐?
우리 게임 전체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하다는 정도까지만 얘기해 줄 수 있을 듯 하다. 엄밀히 말하면 ads inventory(광고 공급량)가 딸려서 유저들의 요구에 100% 부응하지 못할 정도로 광고 활용이 활성화 되어있다. 그 때문에 더 많은 광고를 추가적으로 게임에 탑재하기 위한 멋지고도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Q: 당신 얼마전에 Hay Day 제작 책임 자리를 다른사람에게 넘겨주고 현재 새로운 게임 타이틀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Hay Day의 개발당시와 비교했을 때 당신에게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Hay Day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근본적인 우리의 접근 방식은 바뀐 것이 없다. 자신이 가진 모든 열정을 게임에 쏟을 수 있는 소수의 경험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작은 팀 단위로 일하는 것이다. 

다만 Hay Day 때와 비교할 때 신작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을 꼽는다면, 첫 게임 세션의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저들이 첫 게임 세션에서 어떤 느낌을 받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서 엄청난 고민과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진행중인 신규 프로젝트의 경우 개발 착수 시점부터 최초 게임 실행 시의 유저 플로우와 UX 부분에 대해 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부분으로 간주하여 개발하고 있다.


원문링크: 요기

역: 2014 / 1 / 22 Iron Smith